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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안철수, 논평 아닌 비전·철학 내놓을 때다

by 전체나눔 2012. 5.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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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아~ 가 봅시다!!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엊그제 부산대 강연에서 통합진보당 사태 등 사회 현안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진보정당이 북한에만 다른 잣대를 적용하는 건 동의할 수 없다고 했고, 우리 세대의 중요한 과제로는 복지와 정의, 평화를 들었다. 민주통합당 대선 주자 중 한명인 문재인 상임고문이 제안한 공동정부론은 화합정치가 필요하다는 철학으로 이해한다고 했다. 관심사인 대선 출마 여부에 대해선 ‘자문 단계’라고 피해갔으나 그가 정치를 향해 또 한 걸음 내디딘 것은 분명해 보인다.

안 원장의 강연은 각종 현안에 대한 의견 표명이라는 의미가 있으나 그 수준은 원론을 맴돌았다. 우선 대선 출마를 염두에 뒀을 법한 키워드라 할 수 있는 복지와 정의, 평화는 그간 쏟아져 나온 진보진영의 주장에 무게를 싣는 듯했지만 그뿐이었다. 통진당 사태에 대한 견해도 그 어간을 벗어나지 않았다. 잠재적 대선 주자라는 위상을 의식한 듯 주요현안에 대한 입장 표명을 피하지 않겠다는 다짐만 있었을 뿐 구체적 구상을 가다듬지 않은 탓으로 풀이된다. 정치권 안팎에서 ‘언제까지 강연 정치에 매달릴 것인가’ ‘국민의 피로감을 키우고 있다’ 등 비판의 소리가 나오는 것도 나름 이해할 만하다.

현 정치 상황에 대한 그의 인식도 모호하다. 그는 “유력 정치인을 두고 한쪽에선 10년째 어떤 분 자제라고 공격하고, 한쪽에선 싸잡아 좌파세력이라고 공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를 ‘낡은 프레임’ ‘낡은 체제’라고 규정했다. 안 원장이 대학에 머물 요량이라면 모를까 자신의 정치철학과 구상을 분명히 제시하지 않은 채 양비론으로 몰아가는 접근법은 적절치 않다고 본다. 기존 정치권과 차별화하려는 의도인지는 모르겠으나 사안별로 분명히 잘잘못을 가리고 자신이라면 어떻게 정치를 변화시키겠다는 구체적 입장을 제시하는 것이 옳다. 유력 대선주자에 대한 검증과 보수세력의 색깔공세를 같은 차원에 놓고 ‘낡은 프레임’이라고 주장하는 것도 동의하기 어렵다.

4·11 총선 후 안 원장의 대권 도전설이 나왔을 때 우리는 ‘입장 발표를 더 미룰 일 아니다’라고 촉구한 바 있다. 대선 후보의 비전과 철학을 더 소상하게 알고 싶어하는 국민들에 대한 예의라는 취지였다. 그로부터 45일이 또 흘렀다. 안 원장이 개인적 고민이야 있을 수 있겠지만 대권 도전을 굳히고 있다면 이제 논평이 아니라 소신과 정책 방향, 구체적 생각을 내놓아야 할 때다. 그의 자질과 국가운영 구상을 검증하려면 대선까지 남은 200여일은 너무 짧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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